Issue 153, June 2019
니콜라스 슬로보
Nicholas Hlobo
의식과 무의식 속, 일렁이는 정체성
찢어진 캔버스. 땀땀이 바느질된 선들이 유유자적 캔버스 위를 흐른다. 흰 바탕을 가로지르던 선들은 강과 약의 완급을 조절하며 유려한 곡선을 만들어내며 넘실대다가, 어느 순간 와르르 캔버스 밖으로 쏟아져 나온다. 우리 정신의 무의식 속 어딘가에, 혹은 우리 신체의 세포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본다면 어딘가에 저런 형상이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. 그 보편감 안에서 작가의 정신은 작업을 응시하는 관람객의 정신과 이어진다. 회화와 조각 사이에 위치한 현실로, 존재의 정신적인 에너지를 한껏 담아낸 형상이 넘쳐흐른다.
● 문선아 독립 큐레이터 ● 사진 리만 머핀(Lehmann Maupin) 제공
'Imilonji Yembali (Melodies of History)' Installation view Credit: Museum Beelden aan Zee Hague, Netherlands Photo: Wim de Boer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, New York, Hong Kong, and Seoul